수박상어, 아이의 즐거움이 되다!

8월도 중순으로 접어들고 나니 비도 잦아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이렇게 여름이 다 가버렸구나 싶습니다. 하늘까지 너무 예뻐서 더 그런 느낌을 받는답니다. 밤으로는 선선하다 느껴질만큼 계절의 변화가 와닿는 것이 저에게는 기분좋은 일이지만, 여름 내내 신나게 물놀이를 하며 보낸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 여름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겠지요. 우리 아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물어봅니다. "엄마, **가 오면 우리 같이 물놀이 가요?!" 이걸 어쩌나요, 어제도 비가 왔는데다 창밖으로 여전히 비가 참 많이 오고 있었거든요. 비가 와서 오늘은 물놀이를 갈 수가 없다고 얘기해줬더니 잔뜩 실망한 채 울먹입니다. 그렇게 잔뜩 풀이 죽은 채 우리 아들은 어린이집으로 향했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가 큰 수박 한 덩이와 함께 우리 아들이 먹고 싶다고 했던 파인애플 하나를 사 왔답니다,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을 어찌 한 번 달래줘볼까 싶어서 말이지요. 저를 고모로 만들어 준 우리 애교쟁이 조카가 오랜만에 놀러왔기도 했고요.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가 내민 카드는 바로 이 수박상어랍니다. 우리 아들이 가끔 "우와앙~ 아빠 상어다!" 하며 노는 걸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언젠가 웹서핑을 하다가 본 기억을 더듬어 수박으로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상어를 만들었지요. 수박상어의 머리 꼭대기가 너무 밋밋해서 파인애플 꼭지를 잘라서 꽂아주었더니 수박상어가 인디언 추장이 되어버린 느낌이네요. 그래도 예쁘니까 봐 그냥 꽂아두기로 했어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도 있고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하니까요. 수박상어 추장은 어떻게 우리 식탁 위로 올라왔나 한 번 볼까요?

↗먼저 수박을 깨끗이 씻어주고 꼭지도 깔끔하게 잘라내 주었어요. 혹여나 꼭지로 모양을 만드실 생각이라면 자르시지 않아도 되니 무조건 잘라내진 말아주세요.

↗깨끗이 잘 씻은 후 상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 되도록 수박을 잘라주었답니다. 혹여라도 칼에 손이 베이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답니다. 그리고 수박이 정말 너무 잘 익어서 칼을 대자마자 쩍~ 하고 금이 갈 수도 있으니 그것 역시 조심해야 하지요. 그리고 힘 조절 실패로, 또는 칼이 너무 잘 들어서 수박을 아예 두 동강으로 잘라버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하하하^^; 

↗상어의 입 모양을 예쁘게 잘 잘라내 주고 나면 이번엔 상어의 무시무시하고 날카로운 이빨을 만들어 주어야 하지요. 저는 크게 자를 땐 커다란 식도를, 섬세한 이빨을 만들 땐 작고 날카로운 과도를 사용했답니다. 상어는 지느러미와 함께 뾰족뾰족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상징적이니까 꼭 뾰족한 이빨을 만들어주세요. 다 만들고 나서 느낀 건 저렇게 껍질 겉 부분만 뾰족하게 할 게 아니고 껍질 전체를 뾰족하게 해도 괜찮겠다는 것이었어요. 그게 더 상어의 뾰족뾰족한 이빨을 더 실감나게 해 줄 것만 같아서 말이죠~ 다음번에 만들 땐 그렇게 한 번 해 봐야겠다 생각했답니다.

 

 

↗이빨도 다 만들고 나면 이번엔 수박 껍질만 남도록 수박의 빨간 속살을 다 파내는 일이 남았지요. 화채용 스푼이 있으면 동글동글 예쁘게 파 낼 수 있었을텐데 저는 그게 없으므로 그냥 숟가락으로 폭폭 수박 속살을 파내었답니다. 과육을 파내면서 저절로 생기는 수박즙은 따로 모아 뒀다가 마시면 좋아요. 저도 과육을 파내면서 수박즙을 옆에 모아 두고 홀짝 홀짝 마셨는데 그게 또 어찌나 달고 시원했는지 모른답니다. 숟가락으로 파내다가 더 이상 동그랗게 파내기 어려워 남은 과육은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서 따로 모아두었어요. 하얀 껍질 부분에 가까울수록 단맛은 떨어지지만 저는 그 부분의 시원한 맛을 참 좋아해서 자주 숟가락으로 긁어서 먹곤 한답니다. 가끔 시간이 날 때는 껍질의 하얀 부분만을 따로 손질해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된장찌개에 넣어 먹기도 한답니다. 수박껍질에는 비타민B가 많아 피로회복이나 피부미용에도 좋고, 수분 보충에도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하지요. 그리고 수박껍질은 빨간 속살보다 더 많이 이뇨작용을 촉진하며, 여름철에 피부가 가렵거나 열이 나는 등의 피부 트러블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겸, 수박껍질도 그냥 버리지 마세요.

↗이빨이 완성되고 나서는 눈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블루베리 두 알을 꺼내서 동그랗게 살짝 잘라내 놓은 수박껍질 가운데에 이쑤시개로 콕 찍어 고정시켜 주었어요. 이렇게 쉽게 눈알도 완성되었답니다.

↗수박상어 그릇이 완성이 되고 난 후 숟가락으로 파 내 놓은, 예쁘게 잘라 놓은 수박 속살을 풍성하게 담아주었어요. 수박만 담으면 심심할 것 같아서 아까 사 온 파인애플도 잘라서 넣고, 복숭아도 잘라서 넣고, 블루베리도 몇 알 얹어주었답니다. 수박상어의 입 속이 가득 차도록 많이 많이 넣어주세요~ 그럼 수박상어도 더 예뻐지고, 먹는 우리들 기분도 더 좋답니다.

↗완성된 수박상어 옆 모습이랍니다. 파인애플 꼭지를 꽂아주니 정말 인디언 추장같은 느낌, 상어 대장님이라도 시켜줘야할까봐요.

"수박상어다!" 하며 식탁에 올려줬더니 역시 우리 아들이 제일 먼저 달려왔어요. 요리 조리 살펴보고 상어 입 속에 있는 과일을 먼저 집어먹더니 엄지 손가락을 번쩍 치켜세워줍니다. 흐흐~ "엄마 최고!" 전 우리 아들이 엄지척! 해주는 게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하답니다, 여느 엄마나 다 똑같겠지만요. [고마워, 아들!] 

↗이 녀석, 입 쩍 벌리고 있는 수박상어와 마주 보고는 "우와앙~!!" 하고 소리도 질러 봅니다. 상어가 제 아무리 무섭기로서니 우리 아들 앞에서야 별 볼일 없지요. 세상이 자기 뜻대로 굴러간다고 생각하는 4살 우리 아들은 엄마랑 떨어지는 거 말고는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아가니까 말이지요. 하하하! 어쨌거나~ 물놀이 못 가서 아침 나절부터 시무룩했던 우리 아들이 하루 종일 기분 상해 있을까 봐 걱정이었는데 수박상어 만들기로 우리 아들 마음 달래기 작전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끝이 났답니다. 에너지 넘치는 서가네 두 아이들과 애교쟁이 우리 조카와 친정 엄마와 우리 남매 부부는 올 여름과의 이별 여행을 이렇게 시작했지요. 비 소식이 가득한 이 한 주 동안 [여름아, 안녕!]하며 며칠을 보내고 나면 정말 가을 바람 맞으며 저만치 높은 하늘 아래 서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모두들 얼마 남지 않은 이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랄게요. 뜨거운 여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상어수박 #수박디저트 #이색디저트 #수박화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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