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더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

"엄마, 우리가 엄마 못 먹게 이거 다 먹어버렸어?"

"응"

"그럼 이거 먹어!"

"거기 먹을 게 어디 있어?"

"찌꺼기 먹어!"

"...........................................................!!"

 

아침 식사 시간, 이제 막 50일을 넘긴 셋째에게 젖을 먹이느라 함께 밥을 먹지 못하고 조금 늦게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걀 스크램블 접시가 비어 있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구나 싶어 그냥 기분이 좋았는데.. 그랬는데 네 살짜리 둘째가 옆에 와서 미역국에 말아서 밥을 먹는 내게 말을 건다. 짧은 대화가 이어지고는 참, 말 그대로 어이상실. 미운 네살이라더니.

"제일 맛있는 거, 제일 좋은 건 엄마, 아빠 드리는 거야."

"기다려. 엄마, 아빠 오시면 같이 먹는 거야."

늘 이렇게 가르치지만 매번 상을 차려두고는 혼자 애들 등원 준비하느라, 칭얼대는 셋째 챙기느라 바쁘다 보니 밥을 함께 먹지 못하고 먼저 먹으라고 하기도 하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거 보는 게 행복인 부모인지라 제일 맛있어 보이는 거 아이들 입에 나도 모르게 넣어주고 하다보니 내가 이런 소릴 듣나 보다. 아이들 눈에 엄마는 매번 자기들이 먹고 남긴 걸 대충 먹는 사람으로 비치고 있었는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

귀할 수록 더 바르게 가르쳐야 하는 법인데.. 말 따로 행동 따로였으니 참. 생각이 참 많아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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