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헤어스타일 변신!
- 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 2018. 2. 16. 22:13
우리 아이들이 이모를 만나러 긴 시간을 날아 뉴질랜드에 온 지가 벌써 16일째입니다. 2월 1일에 도착한 뒤 4시간의 시차에 적응하며 며칠동안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를 떨쳐낸 뒤 저희는 모두 함께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크라이스트 처치를 출발해서 퀸즈타운에 도착, 그 곳을 거점으로 삼아 관광을 하고는 또 밀퍼드사운드까지 다녀왔지요. 그러는 동안 우리 아들의 머리카락은 더 많이 자라고 또 자라서 드디어 눈을 찌르는 길이가 되었답니다.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게 너무 예뻐서 퀸즈타운으로의 일주일간의 여행동안은 긴 머리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아직은 눈을 찌르진 않으니 조금만 더 있다 자르자, 조금만 더 있다가.]이러면서 뉴질랜드로 왔거든요. 하하^^; 제 바람대로 우리 아들은 초코송이 스타일로 뉴질랜드 여기 저기를 누볐답니다. 그런데 이젠 정말 머리카락을 정리할 시간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동생에게 도움을 청했답니다, 아주 예전에 동생이 헤어를 전공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지요! 지금은 헤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라 동생도 많이 당황스러웠을 거예요.
↗긴 머리카락 시원하게 자르고 손질이 끝난 모습이예요, 머리카락이 옷에 붙으면 떼어내기 너무 힘들어 아예 벗기고 잘랐답니다. ^^;
↗머리카락을 자르기 전 모습이예요, 얼마 전에 빡빡 밀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나 많이 자라서 또 잘라야 하네요. 우리 아이들이 머리카락이 유독 빨리 자라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미용실 가서 그냥 잘라주면 편할 것 같은데 절대로 미용실을 안 가겠다고 아주 난리인 우리 아들이예요. 한 번 데리고 갔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며 헤어디자이너분께서 의자에서 내려주면서 데리고 가라 하더라고요. 예약까지 해 놓고 갔었는데 정말 난감했던 날이었지요. 그 뒤로는 그냥 계속 집에서 제가 어설프게 잘라주곤 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해야 할까요, 가끔 쥐 파먹은 듯 엉망이 되기도 했었지요. 그런데도 이 녀석은 엄마가 잘라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아마도 미용실이 가기 싫어서겠지요.
↗드디어 이모의 손길이 머리에 닿았습니다. 이번엔 제가 자르지 않아도 되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답니다. 게다가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변신을 하기로 했기에 엄마 마음은 두근 반 세근 반 괜히 떨렸답니다. 언젠가 한 번 투블럭으로 잘라줘야지 싶었는데 그걸 이번 뉴질랜드 여행에서 하게 되네요. 저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매번 포기했었는데 말이지요. 일단 남겨둘 머리를 모양을 잡아서 묶어줬답니다.
↗묶어둔 머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리깡으로 빡빡 밀어줬답니다. 절대 가만있지 않는 47개월 인생인지라 머리카락 밀고 자르고 하는 동안 계속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끊임없이 틀어주었답니다. 노트북이 큰 일 했지요, 정말! 윗부분을 묶어두고는 나머지는 싹 밀었는데 저렇게 다녀도 참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러나 묶어두면 두피가 간지럽고 아픈지 묶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녀석인지라 일단은 윗부분도 잘라주기로 결정했지요.
↗적당히 길이를 정해서 자르고 난 뒤 가르마를 따라 머리를 넘겨주었더니 예쁩니다. 우리 아들은 머리카락이 가마를 중심으로 뱅글뱅글 돌아가는지라 특별히 뭘 하지 않았는데도 머리카락이 옆으로 잘 넘어갔답니다. 아이들이라 그런지 머릿결이 너무도 부드럽고 좋은지라 만지는 내내 부럽기만 했지요. 묶으면 어찌 되나 싶어 한 번 묶어도 봤답니다. 다 묶이진 않아도 앞머리 뒤로 묶이는 짧은 머리가 앙증맞은 느낌이었답니다.
↗투블럭으로 잘랐지만 오른쪽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헤어스타일 같아 보인답니다. 왼쪽에서 바라보면 누가 봐도 투블럭인데 말이지요. 아주 오래 전 기억으로 열과 성을 다해 예쁘게 잘라 준 우리 동생에게 정말 고맙네요. 우리 아들도 거울을 한 번 쓰윽 보더니 마음에 드는지 미소를 흘리고, 엄마인 제 맘에도 쏙 듭니다. 집에 돌아가서 또 머리가 좀 길어지면 이 스타일 그대로 한 번 잘라줘야겠어요. 올 여름 내내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말이지요. 집으로 돌아가면 봄 내음이 살살 풍겨올텐데 그러다 얼마 안 있어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게 되겠죠? 그 여름을 뉴질랜드에서 미리 조금 맛보는 우리 아들입니다.
1시간 50분 후면 우리 나라는 구정 설날을 맞이하겠군요. 뉴질랜드에 와 있으니 설날이라는 게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런 밤입니다. 여튼, 설날 먼 거리 오가시는 분들 많을텐데 모두 고향에 안전하게 잘 다녀가시길 바랄게요. 사랑하는 가족들, 보고 싶은 부모님 만나뵙고 더욱 행복하시길, 마음 다잡고 세웠던 새해 계획들 하나 하나 돌이켜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으시길 바랄게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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