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깔끔하게 리폼하기!

어제 제가 사는 동네에는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종일토록 비가 내렸답니다. 새벽녘에 꽤 쌀쌀해졌는지 큰 아이가 기침을 하길래 옷을 따뜻하게 입히고 마스크까지 씌워서 등원을 시키고 올라왔는데 글쎄 서가맘도 몸이 으슬으슬하지 뭐예요. 그래서 오늘은 청소고 빨래고 모르겠다 싶어 그냥 손을 놓고는 쉬기로 했답니다. '아플 땐 쉬어야지!' 하는 마음으로다가 말이예요. 그렇게 앉아서 TV를 켜두고는 앉아서 손만 움직일 수 있는 일거리를 내왔답니다. 이게 뭐 쉬는 건가 싶긴 했는데 그래도 그냥 종일 누워만 있기에는 너무도 찜찜한 것이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았네요. 딸아이가 다이어리 겉표지에 볼펜으로 마구 낙서를 해둬서 속상한데 커버 하나 씌워달라고 부탁했던 남편의 표정도 생각이 났고, 이제 2월 보내는 중인데 자꾸만 새카맣게 때묻어가는 제 다이어리를 보며 속상했던 제 마음도 떠올라서 오늘은 다이어리에 새 옷을 입혀주기로 했답니다. 어렵게는 말고 쉽게! 

↗남편의 다이어리를 리폼한 뒤의 모양새입니다. 남편 마음에 쏙 들었으면 좋겠네요. 

↗뜯어버리기 전의 처참한 모습을 남겨뒀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 아쉽네요. 딸래미 그림 솜씨가 참 뛰어나다 못해 놀라웠는데 말이지요. 여튼, 두꺼운 겉표지와 내지를 뜯어 분리를 시켜줬답니다. 저 파란 종이도 다 떼고 싶었는데 얼마나 딱 붙어있는지 떨어지질 않길래 그냥 포기,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는 겉표지에 딱풀을 꼼꼼히 발라서 미리 잘라 둔 천을 붙여주었답니다. 리폼을 위해 풀기있는 천도 나오긴 하던데 전 그냥 딱풀과 집에 있는 천을 사용했답니다.

↗이번엔 속지 차례, 뗄 수 있는 것들은 다 떼 버리고 겉표지와 속지를 연결시켜 줄 조금은 빳빳한 종이를 반으로 접어 붙였답니다. 이것도 그냥 집에 남아있던 커다란 종이 한 장을 썼어요, 종이 한 장 사러 나갔다 오기엔 날씨도 너무 별로였는데다 제가 사는 동네에선 제가 뭘 살 만한 문구점을 찾아볼 수가 없거든요. 특별히 자주 살 일이 없어 다행이네요, 정말. 

↗이젠 겉표지와 속지를 서로 붙여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 전에 거즈를 길게 잘라서 저렇게 붙여주었답니다. 혹여나 당겨서 겉표지에 붙은 종이와 속지에 붙은 종이가 찢어지거나 분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답니다. 그런 뒤 모양을 잡아주고는 딱풀과 목공용 풀을 사용해서 겉표지와 속지를 잘 붙여주었답니다. '너희들 절대 떨어지면 안된다~!' 이러면서 말이지요. 

↗꼭꼭 눌러가며 속지를 겉표지에 붙여주었는데 펴 보니 이렇게 종이 구겨진 느낌이 잘 살아있었어요. 딱풀 뚜껑으로 살살 밀어가며 다시 한 번 잘 눌러서 붙여주었답니다. 천이 접힌 부분은 아무래도 두꺼워서 조금 뜨네요, 천을 좀 더 자를 걸 싶었어요.

↗이번엔 겉표지 뒷 부분에 메모지를 끼워 둘 작은 수납함을 만들 거예요, 다이어리가 함부로 남편의 이야기를 내보이지 못하도록 막아줄 고무줄도 함께 달아줄 거랍니다. 개인적인 기록들을 담고 있는 만큼 다이어리의 입은 무거워야 하니까요.

↗꼼꼼히 풀칠을 한 뒤 붙여주었어요. 다이어리 중간에 마구 끼워두면 빠져버려 없어질지도 모르니 여기에다 잘 넣어두라고 만들었는데, 설마 한 장만 넣진 않을 것 같아 수납함 양 쪽을 접어 넉넉히 넣어도 되게 해 주었답니다.

↗남편의 다이어리 속에 끼워져있던 종이를 꺼내 포켓에다 살짝 넣어주었습니다.

↗수납포켓까지 모두 다 된 뒤 다이어리를 덮었더니 요런 모양이 나왔답니다. 남편 다이어리 리폼은 여기까지 끝이예요.

↗이번엔 제 다이어리입니다. 원래 붉은 자몽 속살처럼 예쁜 색이긴 한데 손때가 자꾸 묻으니 그것도 보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핑크색 방수천을 꺼내서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도록 커버를 만들었답니다. 

↗방수천이라 두께도 좀 있는데다 오랜만에 손바느질로 만들었더니 손가락 끝이 어찌나 욱신거리든지. 그래도 만들어 입혀놓고 나니 앞뒤로 스티커랑 메모지 넣어둘 공간도 생기고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

↗대충 눈대중으로 만들었더니 앞 뒤 포켓부분 사이즈가 다르네요, 그래도 뭐 나쁘지 않았어요. 어차피 제가 쓸 건데 제가 불편하지 않으면 별 문제 없는 거니까. 굳이 용도를 만들자면 앞엔 작은 메모지 끼워두고 뒤엔 큰 메모지 끼우면 되겠죠?

오랜만에 TV 앞에 앉아서 안 보던 드라마도 보고 다이어리도 두 개 리폼하고 나니 종일 쉬었는데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답니다. 요즘 제가 보고 있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작년에 동생이 추천해주면서 '아마 정주행할 걸?' 하더니 정말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이래 저래 바쁜 일상이라 그렇지 못할 뿐, 몇 년간 드라마며 예능이며.. 하물며 뉴스까지 딱히 챙겨보던 것 없이 TV랑 담 쌓고 지내듯 한 저인데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TV 앞에서 누리는 여유로운 하루였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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